오들리
비오는 날 털어내지 않은 우산 끝에서 흘러내리는 물방울들을 보니 꼭 내 인생 같더라.
해야할 일을 해서 흔적을 남기는게 아니라
해야할 일을 하지 않아서 자국만 남기는게 꼭 눈에 익더라.
저렇게 흘러가서 뭐가 되겠냐
어디 땅 밟고 온 발자국이나 만나서 얼굴이 흙빛이 되겠지.